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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우울한 이유

by SHYGIMCHEOLSSOO 2024. 9. 26.

찾고 싶은 사진(아배붑이랑 들꽃이 나무 계단을 내려오다가 새소리가 들려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진)이 있는데 대체 어느 폴더에 있는지를 몰라 한참을 뒤적였다. 완전 오래전이기는 한데... 그 덕에 그때쯤 찍었던 사진들을 쭉 훑어봤다. 결국 그렇게 그 사진을 찾는 건 포기하고 그냥 천천히 계속 훑어봤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왜 이렇게 착잡하지. 왜 조금 우울해지지. 그러다가, 그러다가, 이번엔 이유를 알고 싶어서 한참을 골똘히 내 안의 마음상자를 들여다봤다. 내가 달라지지 않아서였다. 내가 그대로 궁핍해서였다. 내가 여전히 꾸역꾸역 살아가는 중이라. 만약 지금 그때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는 채로 그 사진들을 보는 중이었다면, 나는 똑같이 우울함에 빠진다 한들 한결 마음은 가벼웠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모든 게 소중하게 여겨지면서도 그 소중함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아마도 그래서, 나는 항상 그것들을 숭고히 바라볼 수밖에 없어서
에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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