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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가을이 왔다

by SHYGIMCHEOLSSOO 2024. 9. 2.

밤이 쌀쌀하다. 한동안 참 더웠는데 이젠 밤엔 웃통 벗고 있으면 으스스하다. 으스스.
착잡하다. 또 가을이네. 벌써 가을이네. 조금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면 좋겠다는 생각. 정말 어떻게 안 되나.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나이만 자꾸 먹어서.
창 너머에서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온다. 새벽의 으스스한 쌀쌀한 바람이다. 고개를 돌려 바깥을 한 번 쓱 훑어본다. 스크래치 같은 빛 몇 개 빼고는 전부 어둠이다. 까만 어둠. 이렇게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가 대낮의 창창함보다 낫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빨리 밤의 공기가 차가워진 것을 보니, 곧 겨울이 오겠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작년의 겨울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때의 추위도. 그 찌질함도. 피부에 느껴진다. 조금만 천천히..... 조금만 천천히..... 와줬으면 좋겠다.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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