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거리는 분홍색 반팔 티, 펄럭이는 회색 츄리닝. 빨간 색 오토바이. 짧은 머리.
빨간 색 가격표가 붙어있는 애호박 두 개가 들어있는 파란색 플라스틱 리어카. 그 앞에 보라색 바탕의 형형색색 무늬가 들어간 벙거지 모자와 깔맞춤 반팔을 걸친 할머니. 그 옆에 일 미터 정도 사이를 두고 앉아있는 할아버지.
연녹색 바탕의 노란 무늬가 들어간 가슴줄을 찬 웰시코기와 함께 달려가는 파란 색 반팔 티를 입고 있는 육십대 쯤 돼보이는 아저씨.
청록색 킥고잉을 타고 내 앞으로, 옆으로, 뒤로 달려가는, 흰티을 걸친, 귀에 코드리스를 낀, 까만 봉지를 든, 이제 막 보라색 간판 더 벤티로 들어가는, 키 백칠십 정도 돼보이는, 나보다 어려보이는 남자.
웃고 있는 초록색 마을 버스. 안 웃고 있는, 앞머리에 분홍색 헤어롤을 말고 휴대폰만 쳐다보며 가는 여자. 어머 여긴 꼭 가야돼 스낵월드. 섹시한 어깨. 허리. 뒷모습.
까만색 샌들. 회색 긴바지. 하얀색 차이나 남방. 수염.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가 다시 또 돌아가는 키 백칠십육 정도 돼보이는 남자. 어딘가 앉아 쉴 곳을 찾고 있는 듯한 움직임.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저 사람들은 다 살 길이 있는 것 같은데. 난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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