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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최후의 만찬

by SHYGIMCHEOLSSOO 2024. 10. 12.

쿠팡이츠에서 크루아상을 이만 원어치 시켰다. 커피빼면 만사천 원어치다. 이건 내 최후의 만찬이다. 더 이상 이런 거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생일 아니면 안 먹는다. 사람이 ‘각오’하는 것만으로도 뇌 모양이 바뀐다고 그러던데 지금 내 뇌 모양 바뀐 거 맞겠지? 안 먹을 거야. 안 먹을 거라고. 그니까 오늘 맛있게 먹어야겠어.
이 크루아상 집은 최근에 발견한 집인데,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서 배달이 되는 듯하다. 지금까지 세 번 주문해봤는데 매번 따뜻하고 바삭하게 온다. 그리고 너무 맛있다. 나는 원래부터 바삭바삭한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맛있는 가게를 최근에서야 알았으니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이야말로 그 모든 걸 아득히 뛰어넘는 절대적 가치이며 나는, 정말, 바로 그 삶, 을 살기로 한 것이다. 건강한 삶. 맑고 투명한 삶. 활기차고 쾌활한 삶. 이제 달콤한 크루아상과는 작별이다. 생일에 보자. 크루아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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