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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뒷자석 헤드폰녀

by SHYGIMCHEOLSSOO 2023. 10. 5.

버스를 탔는데 내 뒷뒷칸 좌석에, 창문에 머리를 댄 채 잠에 든 여자가 있다. 헤드폰을 끼고 있다. 그녀가 부러웠다. 그러다, 그녀의 목적지가 어디일까, 뒤늦게 떠올렸다. 아, 저 여자도 나처럼 피곤한 일상을 사는 중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지금 이 쌀쌀한 날씨에, 지금 이 버스에, 지금 이 시간에, 지금 그 뒷좌석에,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헤드폰을 쓴 채, 그대로 잠들어 있는 그 순간이, 너무 부러워마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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