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어두컴컴해져서 산을 잠깐 탔다. 내려오는 길에, 늘상 옆으로 보이던 다세대 빌라 건물에 불 하나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았다. 아, 다 나갔구나. 그대로 산길로 내려오자 했다가 그쪽 길이 얼마나 쓸쓸해진 건지, 정말 사람들이 다 나간 건지 확인하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사람이 아무도 없다.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낡은 소파가 버려져 있고 그 앞에 잡다한 쓰레기들이 즐비하다. 옛날 생각이 났다. 이 거리를 걸었던 날이 생각 났다. 마음이 조금 어두워지는 걸 느꼈다. 무거운 뭔가가 툭 하고 떨어진 느낌이다. 예전에, 밝은 아침에 들었던, 건물 안의 티비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난 그 티비소리가 밖으로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걸 듣고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었다. 어렸을 때의 향수였던 것 같기도 하고.
언제쯤 갈아 엎을까. 여기 고양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많이 시끄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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