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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눈물이 핑

by SHYGIMCHEOLSSOO 2025. 2. 22.

결혼식 영상을 부탁한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내 유튜브 영상들이 너무 고평가 되었다는 생각에 부담감부터 엄습해왔다. 나는 나 혼자서 일할 때만 빛을 발하는 타입이다. 누군가 내게 협업을 요청해온다면 그 프로젝트는 백퍼센트의 확률로 망한다. 내 손으로 그들의 소중한 가치를 망치게 될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 해줄 능력이 없다. 나는 두렵다. 자신이 없다.
당연하다. 배운 게 없고 해본 적도 없다. 상대방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 없을 만큼 편안한 사이라면, 어쩌면 내가 먼저 해보고 싶다 손들어 외칠지도 모르겠다. 실은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치만 이렇게는 아니다. 내가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자신의 소중한 날에 내가 함께 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거란 말에 말이다. 그 사람의 소중한 날에, 나란 사람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니. 나란 사람을 떠올렸다는게 갑자기 감동적이었다. 요즘 내가 힘든가. 아니 쭉 힘들었나. 그래, 그렇긴 했지. 이번 요청은 그래서 더 감동인 거겠지.
근데 그래도 아니다. 아닌 건 아니다. 남의 결혼식 망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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