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쓰고 싶단 생각이 들진 않는다만… 그냥 한 번 켜봤다. 나는 지금 씨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중이고 천장에선 그저그런 비지엠이 흘러나오는 중이다. 춥다. 히터가 나오긴 하지만 이 매장은 자체가 춥기 때문에 나는 출근했던 그대로 잠바를 벗지 않고 근무를 서는 중이다. 내게 왜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너무 추워서, 라고 답할 거라고, 이미 생각해놨다. 그럼에도 내게 유니폼을 강요한다면? 음, 그럼 입어야겠지. 근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 전에 봄이 먼저 올 것이다.
지금 우리집은 어떨까. 고양이들은 뭘 하고 있을까. 그냥 가만히 있을까. 서로 몸을 붙이고서 가만히 있는 중일까.
사실 나는 대본을 가지고 보는둥마는둥 하고 있다. 여긴 손님이 정말 안 오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럴 시간은 충분하다. 문제는 내가 정말 유명한 배우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청런벽력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일 거라는 거다. 이렇게 노력하지 않는데 무슨.
유튜브에서 알려준바에 의하면, 부담을 없애야 한댔다. 무언가 시작을 하기 위해선 작은 것부터 부담 갖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말이다. 아주 조금만.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속도가 붙는다는 식이다. 이러나 저러나 중요한 건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그냥 아주 조금만. 그냥 살짝만 건드려볼까 싶은 마음. 그냥 잠깐만…이라도 말이다.
아, 참 나는 요즘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마음 먹는 중이다. 사실 그건 너무 어려운 거고 지금 내게 있어선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고도 생각하지만 어쨌든 다정한 사람이 되어보려고 한다. 일단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거다. 상대방은 지금 저 상황에서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생각해보는 거다.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가져보기. 그리고 다시 해맑은 사람 되기. 그리고 미안하단 말을 좀 더 많이 하기. 그렇게 막 사전적인 의미로써 딱딱 나누지 말고 그냥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말하기. 그 말 한 마디가 상황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도 있다.
MY MAD GAY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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