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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D GAY DIARY

할머니 피부

by SHYGIMCHEOLSSOO 2024. 5. 14.

오늘 손님 중에 우리 할머니 젊었을 때(60대쯤)의 피부를 가지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얇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검버섯 같은 것들이 피어있는, 부들부들거리고 눈물 나는 그 피부. 계산하러 손 내미는 그 할머니에게 평소엔 곧잘 생략하기도 하는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 봉투 드릴까요? 할인적립 있으세요? 영수증 드릴까요? 봉투 필요 없어 보였고 할인적립이 뭔지 모를 것 같았고 영수증 같은 거 안 받을 것처럼 보였지만 물어봤다. 그 할머니를 좀 더 쳐다보고 있고 싶어서. 할머니가 떠난 후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았다. 우리 할머니가 죽고 나면, 나는 저런 할머니들을 볼 때마다 진짜로 눈물을 쏟아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나를 너무 잘 키워준 할머니는. 청개구리 나를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할머니는. 내 어린 시절이고 내 안식처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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