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손님 중에 우리 할머니 젊었을 때(60대쯤)의 피부를 가지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얇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검버섯 같은 것들이 피어있는, 부들부들거리고 눈물 나는 그 피부. 계산하러 손 내미는 그 할머니에게 평소엔 곧잘 생략하기도 하는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 봉투 드릴까요? 할인적립 있으세요? 영수증 드릴까요? 봉투 필요 없어 보였고 할인적립이 뭔지 모를 것 같았고 영수증 같은 거 안 받을 것처럼 보였지만 물어봤다. 그 할머니를 좀 더 쳐다보고 있고 싶어서. 할머니가 떠난 후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았다. 우리 할머니가 죽고 나면, 나는 저런 할머니들을 볼 때마다 진짜로 눈물을 쏟아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나를 너무 잘 키워준 할머니는. 청개구리 나를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할머니는. 내 어린 시절이고 내 안식처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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