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행동학적 알고리즘(?)이 외곽지대를 좋아하게끔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하긴 동물계에서 고양이가 어디에 포지셔닝 돼있는지 보면 그래야만 할 것 같긴 하다. 그들은 은신하고 매복해야만 하는 동물이니까. 그래서일까, 얘네들이랑 산책할 때, 나는 얘네들을 좀 메이저한 곳(?)으로 이끌고 싶은데 얘네들은 나를 늘 마이너한 곳(?)으로 잡아당긴다. 하긴 너희들이 편하면 그걸로 됐지.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 역시 그런 마이너한 장소가 메이저한 장소보다 더 좋아졌다. 딱 고양이들과 나만 그 공간에 놓여 있다는 게, 제법 평온해서.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나 피부에 닿는 옅은 바람도 좋고.
사진은, 어느 흔한 외곽 지대에서 따사로운 한 때를 보내는 중인 아배붑과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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