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DIARY

일종의 의리의 관계

SHYGIMCHEOLSSOO 2022. 10. 13. 17:30

아배붑과 나 단 둘이서만 살다가 들꽃을 데리고 왔을 때, 아배붑은 들꽃을 두 팔 벌려(?) 반겼다. 장난감 대하듯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어쨌든 아배붑은 들꽃의 존재를 좋아했다. 들꽃 역시 아배붑에게 많이 의지했고 또 많이 따랐다. 아배붑은 나에게도, 들꽃에게도, 정말이지 든든한 고양이였다. 이후 작은 상처와 별달해를 데리고 온 순으로 아배붑의 반응은 무덤덤해져 갔지만 다가오는 그들을 밀어낸다거나 내치지 않고 무심코 포용해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아배붑은 나에게도, 들꽃에게도, 작은 상처에게도, 별달해에게도, 정말이지 든든한 고양이다.
김철수, 들꽃, 작은 상처, 별달해 모두가 아배붑만 의지하면, 아배붑은? 아배붑이 의지하는 건 나다. 나머지 고양이들이 아배붑을 의지할 수 있고 또 아배붑이 의지할 만한 고양이일 수 있는 건 그가 의지하고 있는 나란 사람이 있기에 가능하단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머지 고양이들보다 아배붑에게 조금 더 잘해주잔 생각도 한다. 그에게 계속적으로 추가된 삶이 짐이 되지 않도록. 사실 별 건 없다. 단지 아배붑은 나머지 고양이들을 데리고 오기 전까지 나와 너무너무 친했었기 때문에, 그 정서를 잃어버려선 안 되는 거다. 언제나 아배붑과 나 단 둘만 아는 믿음의 정서가 깨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그 사랑의 힘이, 아배붑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