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금지

어떤 의미나 가치를 향해 답을 구하려는 형태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현실이 녹록치 않은 나로선 그 모든 게 다 피곤이고 에너지 낭비인 것 같다. 그 상태 그 대로 모든 걸 내려놓는다는 마음으로 생각을 멈춰봤다. 마치 쌓아도 곧 무너질 걸 알 수 있는 모래성 같은 것처럼 내 생각도 그와 비슷해서 쌓아봤자이기 때문이다. 그 성은 어차피 모래성이다. 그 성은 어차피 무너진다. 그 성은 진짜 성이 아니다. 그 성은 모래성이다. 그 성은 그냥, 모래성이다. 그러니 생각을 멈추자. 생각 금지.
그러고 나서는, 그냥 하자는 결론을 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하는 것이다. 어떤 발전이나 성장도 기대하지 말고 어떤 정보나 지식도 알려하지 말고 그냥 하는 것이다. 그냥 별 생각 없이, 그냥 하는 것이다.
그냥 하면 되는데 모래성 같은 생각이 날 가로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