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D GAY DIARY

19시50분

SHYGIMCHEOLSSOO 2024. 6. 8. 19:54

크로와상, 초코코팅된 휘낭시에, 포도, 체리, 귤 같은 과일들이 잔뜩 올라간 조각케이크들, 소보로, 아는 사람들은 안다는 홍보문구가 쓰여 있는 마늘바게트, 치즈바게트, 버터가 가미된 크림빵들… 하나하나 잘 만들어져 있지만 뭐 하나 강력하게 사들고 나오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 않는다. 이 빵집을 좋아하지만 매번 빈 손으로 나오게 되는 이유다. 미숫가루 안 하나? 작년에 맛있게 먹었었는데.
조명들로 환했던 가게에서 문을 열고 나오니 바깥이 지나치게 파랗다. 십구 시 오십 분. 저녁이다. 파란 저녁. 내가 너무 좋아하는 파란 저녁. 토요일. 길거린 생각보다 소란스럽지 않고 잔잔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돌아다닌다. 온도가 너무 적당하다. 바람도 슬슬 불었다 말았다 하고 있다. 그냥 다 모든 게 완벽하다. 음, 쓸쓸하다.